잡담

하고 싶은거 다 하고 사는 미친놈

Delia :P 2023. 1. 23. 18:34

#하나밖에없는 피붙이 한량새끼

내동생은 고등학교를 중퇴하고 스트릿 댄스를 췄다.

그렇게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라고 학원까지 보내줘도 말을 쳐 안듣더니,

갑자기 연기가 하고싶다며 검정고시로 고등학교 졸업장도 따고,

대학을 가겠다고 공익근무 기간동안 연기학원 보컬학원을 다니며 딱 1년 준비해서

결국 서울예대를 입학했다.

지금 생각해도 미친놈같다.

연기에 대한 결심을 하기전에는 내가 서울에 올라가기 전이었는데,

낮에는 시청으로 공익을 가고, 끝나면 댄스학원을 가서 새벽 3시까지 연습하고 돌아오던 놈이었다.

그놈이 연기를 맘먹으면서, 댄스학원이 연기학원과 보컬레슨으로 바뀐것이었다.

내동생은 공부를 잘 하는 편은 아니었던걸로 기억한다. 그야말로 내동생도 "중간" 의 "보통" 아니었을까.

엄마는 아빠와의 불화로 동생의 사춘기를 불지른 것을 지금도 많이 미안해 한다.

단지 "아들" 이라는 이유 보다는 나는 이 점이 엄마가 동생에게 약해지는 본질적인 이유라고 생각한다.

동생이 대학을 준비하고 있을 때 나는 서울에 있었는데, 추석에 동생집에 내려갔을 때 나는 방안을 보고 적잖이 놀랬다. 나는 동생이 책 읽는것을 본적이 없었다. 그런데 동생의 책상에는 엄청나게 많은 책들이 꼿혀있었고, 책상 위 벽에는 동생이 가고싶은 학교의 교수들 사진과 함께 "나는 OOOO년 OO대학에 입학한다" 라고 크게 적혀있는 종이가 붙어있었다.

와 이 새끼.. 봐라....?

놀라움과 감탄이었다.

깊은 대화를 할 수록 동생의 생각과 그를 입밖으로 내뱉는 수준이 이전과 다름을 느꼈다.

대학은 마치지 못했지만, 나는 대학에 다니던 동생 보다 그 때의 동생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실력이라치면 물론 지금이 그때보다 훨씬 노련하겠지만,

그때만한 열정을 가진 동생을 언제 또 볼수 있을까.

나에게 있어 동생은 현실과 타협하지 않는, 오로지 저 즐거운 것, 저 행복한 것 만을 추구하는,

세상 편한 한량새끼다.

다른사람말은 듣지도 않고, 오직 본인이 하고싶을때, 본인이 하고싶은 것만, 오직 자의로, 그것도 끝없이 열정적으로 움직이는 미친놈.

포기도 빠르고 의지도 박약한 나로서는 평생 할수없는것이었고, 그래서 더 부럽고 대단해 보인다.

분명히도, 칭찬이다.

내 동생은 지금 한국에서 뮤지컬 배우로 활동 하고 있다.

이름만 대면 알수있는 대배우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꾸준히 작품을 해 나가고 있다.

내가 뉴질랜드로 떠난건 2013년 11월 29일. 그 해 처음으로 "대극장" 공연에 출연하게 되었는데 첫공 날짜가 12월 3일 이었다. 그렇게 나는 하나뿐인 동생의 대망의 첫 대극장 공연을 놓쳤다.

후에 내동생이 이부분에 대해서 욕한마리를 했더랬지.. 후

여전히 나는 뉴질랜드에 있어서 동생의 공연을 매번 보러 못가지만, 첫공을 보지 못한건 지금도 많이 아쉽다.